생활의 무게는 정말 같을까

공펄양 2019. 11. 2. 13:43

82년생 김지영 영화가 개봉하면서, 우리 회사에도 82년생 김지영 책을 읽은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

나는 그 책이 싫었기 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았다. 마음이 답답해지는 그런 내용이 싫었다.

주변에 흔히 널린 답답한 이야기라 더 싫은 것 같기도 하다.

남녀 싸움을 부추기는 영화라는 게 젊은 사람들과 일부 남성들의 생각인 것처럼 들린다.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말이다.

문화가 많이 발전해서, 요즘은 저렇게 사는 사람이 없을 거라거나, 

남자들도 똑같이 힘든 삶을 살아간다라고들 많이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쉽게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자신이 겪어보지 못한 삶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많은 상처를 받은 사람은 항상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살다 보면 남녀차별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아픔과 상처, 부조리함을 겪고 살게 된다.

 

사회가 아닌 가족에게서 - 

정작 나쁜 사람은 따로 있음에도 조심하지 못한 네 잘못이라며 혼나고,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일들로 차별받아온 사람들의 마음이 쉴 곳은 어디일까.

 

나는 30대지만 20대의 어린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일이 많은데, 

그들을 보면서 가족의 화목, 따스함과 사랑이 얼마나 사람 감정의 안정성을 만들어내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아는 그들은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구김살 없고, 건강한 정신을 가졌다.

가족은 화목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서로를 신뢰한다.

그들은 회복 탄력성이 뛰어나다.

 

나는 아직도 내가 무언가 실수를 할 때면 가족들이 내게 소리치는 모습을 쉽게 상상한다.

나는 큰 노력으로 일상이 괜찮다고 느낄 만큼 회복되었지만, 여전히 쉽게 우울해진다.

나는 여전히 가족을 신뢰하지 못하고, 공허하다.

 

사회 문화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런 어쩔 수 없는 문제를 제외하고는

가족 혹은 한 개인의 가까운 사람들이 그의 삶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두 82년생 공지영을 읽으며 잘 만든 판타지 소설이라고 생각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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