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2019년 4월 인도 여행 이야기
인도에서 혼자 일주일 -
"인도가 최고였어요"라는 세계 여행자들의 말에 홀린 듯, 저는 연차휴가 7일을 들고 인도로 날아갔습니다. 혼자서요! 정보 제공보다는 한 여행자의 솔직한 인도 체험기, 함께 떠나볼까요?
델리 첫날: '지저분한 방' 환영식
밤늦게 공항에 도착한 저는 첫 번째 교훈을 배웠습니다 - 인도 숙소는 미리 예약하자! 400루피의 택시비를 내고 도착한 1000루피짜리 방은 '지저분함'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었죠. 하지만 이미 밤! 눈을 질끈 감고 침대에 쓰러졌습니다. 인도 여행의 세례식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자이푸르: 친절한 툭툭 기사와 녹아내리는 관광객
"타지마할만 보면 되는데..."라는 생각으로 무계획 상태로 도착한 '분홍도시'. 친절한 툭툭 기사를 만나 하루종일 끌려다녔습니다. 녹아내릴 듯한 더위 속에서 암베르포트를 구경하고, "샵, 샵!" 외치는 기사의 안내로 끌려간 기념품점들... 그런데 하루가 끝나고 툭툭 비용을 물으니 "당신이 느낀 만큼 주세요"라고 하더군요! 과연 인도, 참 알 수 없는 나라입니다.
아그라: 믿을 수 없는 공항과 믿을 수 없는 사기꾼들
아그라 공항은 '공항'이라기보다 '간이역'에 가까웠습니다. 툭툭도 없고 우버도 안 되는 이 곳에서 저는 공항에서 만난 중국인 커플의 자비로 타지마할 근처까지 이동했죠. (고마워요, 이름도 모르는 중국인 커플!)
타지마할 주변은... 어떻게 표현할까요? 소, 염소, 원숭이, 개가 자유롭게 '화장실'로 이용하는 거리였습니다. 처음엔 "으악!" 했지만, 놀랍게도 인간의 적응력! 곧 익숙해져서 골목골목을 탐험했어요.
저녁에는 아그라에서 바라나시로 가는 슬리핑 버스를 기다리며, 심심함에 보석상 주인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는 놀라운 거짓말 실력을 자랑했는데... "정말 맛있는 레스토랑"으로 안내한 곳은 사람 하나 없는 관광객 바가지 식당이었죠. 그런데도 은반지 2개를 30달러에 사버린 저... 인도의 마법에 걸렸나 봅니다.
바라나시: 한국인들의 천국과 가트의 마법
슬리핑 버스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도착한 바라나시! 여기서 여행의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철수네 보트'라는 간판을 발견하고, 한국말 잘하는 철수씨와 일몰 보트투어를 했어요. 여기서 드디어 한국인들을 만났고, 함께 저녁을 먹으며 여행의 외로움이 사라졌습니다.
다음날은 일출 보트투어, 길거리 강아지들에게 사료를 주는 따뜻한 한국 언니와의 만남, 저녁 뿌자 의식 구경까지! 낯가림 심한 저는 한국인들의 옥상 파티에서 좀 어색했지만, 그래도 밤하늘 아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꿀맛이었습니다.
버니카페의 한국말 유창한 인도 청년의 덮밥은 아직도 생각나는 맛이었어요. 메구카페보다 훨~씬 맛있었다는 건 비밀!
델리 귀환: 교수님(?)과의 하루짜리 '데이트'
바라나시에서 델리로 돌아와 코넛플레이스에서 쇼핑 중, "길을 안내해 드릴게요"라며 다가온 '델리대학 교수'님. 커피도 마시고, 공원도 구경하고, 쇼핑도 함께 했는데... 집에 갈 시간이 되자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어머니와 누이가 있어요"라고 하더군요.
순진한 저는 따라갔고, 도착해보니 가족들은 '동생 집에 갔다'고... 순간 오싹! 바로 돌아간다고 했더니 다행히 택시를 불러 숙소까지 데려다주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침묵의 택시에서 느낀 서글픔이란... 마지막에 "지갑을 놓고 왔으니 택시비 200루피만 달라"는 그에게 돈을 건네며 생각했죠. "아, 인도야..."
결론: 인도는 결국 사랑입니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인도는 덜 위험하고, 더 재밌고, 더 혼란스럽습니다. 거짓말쟁이들 사이에 진짜 친절한 사람들도 있어요. 가방을 열고 다니면 "조심하세요"라고 알려주는 사람들, 항상 밝게 "No problem!"을 외치는 현지인들이 있는 곳.
일주일간의 인도 여행은 제게 타지마할보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더 선물했습니다.
여자 혼자 인도 여행? 네, 가능합니다. 단, 약간의 용기와 많은 웃음, 그리고 거짓말 탐지기만 준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