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에게 짧은 읽을거리를 드리고 싶었고, 언젠가 여행 기억이 희미해질 때 다시 읽고 여행의 감정들을 상기시키고 싶어서 이 글을 작성합니다. 정보 제공성으로는 보지 마시고, 그냥 이런 여행자도 있었구나 하고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여행자 분들을 만나면 항상 어디가 가장 좋았는지 질문을 했었는데,
세계일주를 하시는 분들은 여지없이 인도라고 대답을 하셔서,
인도는 제게 정말 궁금한 나라였습니다.
연차를 쓰고 가는 일주일 가량의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저는 여자이고, 혼자 여행을 떠났습니다.
회사원이기 때문에 가급적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좋은 선택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공항은 대부분 외곽에 있어서, 시내로 진입하는 시간이 발생하여 델리에서 자이푸르나 아그라같이 시간이 2-3시간 안팎인 곳은 굳이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연착을 걱정하신다면 비행기가 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동하는 동안, 버스는 꽤 오랜 시간 지연된 적이 있지만, 비행기 연착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스카이스캐너 같은 곳에 올라오지 않는 항공사도 있으니, 꼭 구글 항공권 검색을 이용하여 필요한 구간을 체크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숙소에서 잠만 잘 것 같았기 때문에 가급적 저렴한 숙소들로 예약했습니다. 숙소 예약은 전부 부킹닷컴을 이용하였습니다. 이유는 저렴해 보이는 숙소의 후기도 꽤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동 경로는 델리 - 자이푸르 - 아그라 - 바라나시 - 델리입니다.
첫째 날인 델리 일정은 저녁에 공항에 도착하는 바람에 공항 근처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툭툭의 시세도 전혀 모르는 상태라 선불 택시를 400루피 정도로 이동했습니다. B구역에 많은 호텔들이 있어서, 그냥 구글 맵에 보이는 한 곳으로 들어갔는데, 1000루피의 가격에 많이 지저분한 방에서 묵었습니다. 피곤했기 때문에 흥정이나 다른 숙소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묵었습니다. 잠만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숙소에서 불러준 택시의 비용은 300루피였습니다. 지도를 보시게 된다면, 굉장히 가까운 거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정보가 별로 없는 여행자라 현지 시세보다는 비싸게 툭툭을 이용하고 다녔습니다.
둘째 날에는 바로 비행기를 타고, 자이푸르로 이동하였습니다. 자이푸르의 일정이 하루밖에 없었기 때문에 부킹닷컴에서 아무렇게나 예약한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바로 숙소 근처의 툭툭을 타고 시내를 구경했습니다. 툭툭 기사는 매우 친절했습니다. 처음에는 시티팔래스까지 가는 길까지만 이용을 하려고 했으나, 계속 흥정하고 신경 쓰는 일이 귀찮아서, 툭툭기사의 추천대로 이동해 다녔습니다.
제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타지마할을 보겠다 뿐이어서, 자이푸르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었습니다. 가이드북의 추천 일정대로 큰 경로 이동을 정했을 뿐이었습니다. 전날 지저분하고 시끄러운 숙소 환경으로 인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상태에서 관광을 다니다 보니, 유적지의 새로움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듣게 된 사실이지만, 자이푸르가 쇼핑하기에 좋은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요일에 자이푸르를 관광하는 일정이었어서, 바자르가 다 문을 닫아 그냥 유적지를 구경하고, 라씨를 처음 먹어보는 정도로 족했습니다. 툭툭 기사의 추천으로 여기저기 가보고, 샵도 억지로 끌려가고 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암베르포트에서의 녹아버릴 것 같은 더위와 워터팔래스로 나들이를 나온 해맑은 인도인 가족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델리를 제외한 도시에서는 뜨거운 시선도 많이 느꼈고,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습니다. 관광객이 아무리 많아도 아직 타 인종 여행객은 신기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툭툭 기사는 처음에 하루 투어를 해주는데, 900루피를 받는다고 말을 했었으나, 저는 한번 이용하려다가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툭툭 기사의 투어를 승낙한 터라 금액을 흥정하거나 확정 짓지 않은 상태로 여행했습니다. 조금 의외였는데 그는 자신의 가이드 비용을 내가 느낀 만큼 달라고 했습니다. 가급적 이것저것 많이 설명해주려고 하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 제가 관광을 하는 동안 계속 기다려주고 했던 감사함이 있어서, 마지막에 다음날 공항으로 이동하는 금액까지 1000루피로 이야기 하고, 1100루피를 주었습니다.
인도에서 매번 느끼는 것이었지만, 툭툭 흥정을 할 때는 바가지를 쓰는것이 아닌가 하고, 긴장하고 스트레스받는 상태였지만, 지나고 나서 상대방의 노고에 대해서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셋째 날에는 자이푸르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그라로 이동하였습니다. 처음 아그라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시골의 간이역같이 작은 공항이었습니다. 그 공항은 군사지역이라 툭툭도 없고, 우버도 뜨지 않았습니다. 저는 너무 정보도 없고, 영어도 잘 못하는지라 당황하고 있는데, 공항에서 만난 중국인 커플이 저를 타지마할 주변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들이 택시비를 받지 않는 통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그들은 쑥쓰러움이 많고, 낯을 많이 가리는 저를 다정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었습니다. 다시 볼 수 있다면, 조금 더 친해지고자 노력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친해지고 싶은 이들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 못하는 스스로에 대해 슬픔을 많이 느끼는데, 이 감정이 한국으로 돌아오면 너무 쉽게 잊혀져서 영어 공부를 하지 않게 됩니다. 내년에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여행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타지마할 주변은 숙소도 식당도 많았습니다. 자이푸르에서는 거의 유적지만 방문하고, 툭툭을 탄 상태로 관광했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했는데, 길을 돌아다니다 보니 동물의 배설물도 참 많았고, 사람들이 인도를 지저분하다고 말하는 이유를 체감했습니다. 소와 원숭이, 개, 염소까지 자유롭게 인도를 돌아다니다보니 지저분한 배설물이 많았고, 인도인들 자체도 쓰레기를 길에 아무렇지 않게 버리기 때문에 길 곳곳에서 썩은 냄새들이 올라왔습니다.
파리도 많고 지저분해서 처음에는 몹시 당황했지만, 계속 다니다 보니 익숙해져서 열심히 골목 골목을 배회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인도분들의 사진을 많이 찍고 돌아오는데, 저는 사람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일이 왜이렇게 어색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있는 곳은 사진을 잘 찍지 못했습니다.
호스텔 체크인을 하고나서는 계속 골목 골목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타지마할의 입구도 확인하고, 티켓을 파는 곳 위치도 확인하고, 그냥 쉼없이 돌아다니고, 루프탑 식당에 가서 멀리서나마 타지마할을 지켜보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가이드북에 마마 치킨이라는 곳이 나와서 방문을 해보았더니,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실 가게는 좀 지저분했지만, 오랜만에 먹는 커리에 절인 치킨의 맛은 너무나 행복을 느끼게 했습니다. 계속 잠을 제대로 못자고 피곤한 상태로 돌아다니다보니, 힘들어서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넷째 날에는 타지마할을 방문하였습니다. 실제로 본 타지마할은 흔히 인터넷에 있는 사진들로는 느낄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일출 때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벽 5시부터 타지마할에 나가서 줄을스고 빠르게 입장하여 계속 타지마할 주변을 돌며 사진도 찍고 관광하였습니다. 아침에는 5시간 가량을 타지마할에서 보냈는데, 좋은 위치에 앉아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너무 좋았습니다. 타지마할은 기대이상으로 아름다웠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계속 버티고 버티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타지마할에서 나와서 유명하다는 식당에 갔습니다. 치킨 볶음밥이 유명한 집이었는데, 직원분들이 한국말도 하시고, 맛이 있었습니다.
아그라에서 바라나시로 이동하는 비행기가 없어서, 슬리핑 버스를 예약하고 타지마할 주변을 배회했습니다. 너무 심심해서 같은 동네를 계속 돌고있었더니, 숙소 앞 보석상 사장이 불러서 둘이 가게에서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는 꽤 사람의 신뢰를 얻는 방법을 아는 사람 같았습니다. 짜이를 사주고, 관광객들이 행복하게 여행하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좋은 기억을 사람들에게 말해주면, 아그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여행객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인도 여행 카페에서 그곳에 사기꾼이 있다는 글을 얼핏 보기는 했으나, 정확히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너무 덥고, 심심해서 계속 그 사람과 수다를 떨었습니다. 원래 전날에 그의 동생이 저에게 기차표를 팔려고 했었으나, 보석상에서 기차표를 파는게 이상해서 그냥 더 알아보고 오겠다고 나왔었는데, 아마 그는 진짜 사기꾼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래는 기차표가 없는데, 긴급 티켓을 본인은 구할 수 있다면서 접근했었습니다.
여튼 그의 형도 뭔가 사기를 치려는 사람같았는데, 제가 반지에 관심을 보이자 화색이 돌면서 친근하게 대했습니다. 다른 툭툭 기사의 반 강요로 이미 다른 샵을 다녀왔었던 저는 반지를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차에 지루한 시간을 함께 보내준 그에대한 감사함으로 은반지 2개를 30달러에 구매했습니다. 자꾸 물건을 살 때, 한국 시세와 비교를 하게 되어 그런지 별로 비싸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반지 공방에 데려가서 반지 사이즈를 수정하고 반지의 원석을 제가 요청한 원석으로 바꾸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그를 보면서 느낀게 거짓말을 아주 능숙하게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말 맛이있는 레스토랑을 추천해달라고 하고, 그 곳을 방문했는데, 통상적으로 패키지 여행객들을 속이는 스타일의 식당이었습니다. 황량한 위치에 사람도 하나 없는 곳에서 밥을 먹으려니 짜증도 나고 화가 난 상태로 그냥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툭툭기사가 다른 맛있는 곳도 안다면서 다른 식당으로 안내했습니다. 역시나 사람이 하나도 없는 레스토랑이어서 기분이 불쾌했으나, 귀찮아서 그냥 밥을 먹고 가려고 간단히 탄두리 치킨과 음료를 시켰습니다. 맛은 평범했습니다. 밥을 먹다보니 기분이 좀 풀려서 다시 보석상을 만나러 갔습니다. 보석상은 자신이 원래 추천했던 식당은 두번째 식당이며, 툭툭기사가 속인것 같다는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인도인이 거짓말을 잘한다는 말이 이런거구나 하며 그냥 그와 즐겁게 작별 인사를 하고 슬리핑 버스를 타러 이동했습니다.
슬리핑 버스를 타는 곳은 타지마할로부터 약간 거리가 있었습니다. 저녁시간에 길도 많이 막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조마조마했습니다만, 버스가 3시간이나 지연되는 바람에 긴 시간을 여행사 앞에서 계속 책을 읽었습니다. 그 주변에는 딱히 보러 다닐 것도 없거니와, 버스의 지연을 한시간에 한번씩 말해주는 바람에 어디 구경하러 가지도 못했습니다.
슬리핑 버스는 생각보다 탈만 했습니다. 공간은 좁지만 썩 많이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누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장시간 비행보다도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섯째 날에는 바라나시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슬리핑 버스를 타고와서 많이 피곤했지만,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라 바로 메인가트쪽으로 올라가 메구카페에서 롤과 덮밥도 먹어보고, 시원라씨에서 라씨도 먹어봤습니다. 시원라씨를 먹으면서 생각한게, 평소에 한국에서 잘 먹지않는 요거트를 여행왔기때문에 굳이 먹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어떠한 강박관념으로 레스토랑에 가면 굳이 많이 좋아하지도 않는 라씨를 계속 먹었습니다.
혼자 여유롭게 산책을하다 철수네 보트 간판을 발견하고, 보트를 타러 갔습니다. 철수씨는 한국말도 굉장히 잘하셨고, 차분한 말투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선셋 보트투어에서 처음으로 한국 사람들을 만나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자이푸르와 아그라에서는 한국사람을 한명도 보지 못했었습니다. 즐겁게 보트 투어를 마치고 한국 사람들과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더니 뭔가 편안하고 즐거웠습니다. 장기 여행을 하는 분들은 오랜시간 바라나시에서 여유롭게 지내기도 하고, 무언가를 배우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았습니다.
여섯째 날에는 철수씨네서 일출 보트 투어를 했습니다. 일몰때와는 다른 매력이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한 언니를 알게 되었는데,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불쌍한 강아지들에게 사비로 사료를 사서 나누어주고 계셨습니다. 같이 보투투어를 한 남자분과 언니랑 아침을 먹고 즐겁게 이야기 한 후 녹야원을 방문하였습니다. 사라나트는 너무 터만 남아있어서 별로 즐겁게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맞은편에 있는 박물관 역시 유적도 별로 없고 기억에 남을 만한 유적도 없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철수씨 보트가 있는 가트에서 철수씨와 강아지들을 구경하다가 오전에 만났던 언니를 만나 같이 뿌자를 보러갔습니다. 저 혼자 갔다면 사람들 사이를 헤쳐 나가서 앉지 못하고 맨 뒤에서 재미없게 구경했을텐데 함께 해주신 언니 덕분에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보듯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운이 좋게 멋진 분들로 구성된 날이었던 것 같아서 기분이 더 좋았습니다. 후에 한국분들이 옥상에서 파티를 한다고 하셔서 따라갔는데, 낯을 많이 가리는 터라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아서 슬펐습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한국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며 밤 하늘을 바라보는 일만큼은 아주 좋았습니다.
버니카페에서 일하는 인도 청년도 참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한국말을 아주 잘했는데,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이 꽤 감명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덮밥도 메구카페보다 버니카페의 덮밥이 훨씬 맛있었습니다.
일곱째 날 아침에 바라나시에서 델리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미리 블로그에서 메트로를 타고 나와서 고가를 건너면 빠하르간지라는 글을 보고 가서 그런지 쉽게 빠하르간지로 갈 수 있었습니다. 뉴델리에서 방문지를 계획한 것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일단 쇼핑을 위해 코넛플레이스를 방문했습니다. 툭툭기사의 말에 넘어가서 쓸데없는 기념품샵을 가기도 하고, 칸마켓에 방문해서 이것저것 둘러보고, 괜히 흥정하고 싶지않아서 한참을 걸어서 인디아게이트를 방문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때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계속 기념품을 둘러보기만 했는데, 코넛플레이스에서 빠하르간지로 가기위해 길을 찾던 중 한 인도인이 길을 안내해주겠다면서 말을 걸어왔습니다. 자신은 델리대학의 교수이고, 국가 관계를 강의한다고 하였습니다. 정말로 그는 저를 빠하르간지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커피 한잔을 하자고 제안하여 함께 바에 갔습니다. 정말 Bar라고 쓰여진 가게였는데 옛날 술집같이 생긴 곳이었습니다.
그는 제가 일본인 인줄 알고 말을 걸었고, 꽤 자주 일본으로 출장을 가는 듯 보였습니다. 제 영어의 수준이 좋지 못해서 못알아 들은 말이 많고, 뭔가 일본을 꽤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는 아시아의 정치에 대해서도 꽤 많은 지식이 있었고, 우리 나라의 정치에대한 지식에도 놀랐습니다. 저는 괜찮은 기념품 가게를 물어보았고, 그는 좋은 곳을 안내해주겠다고 해서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그는 처음에 코넛 플레이스 하단부의 바자르를 보여주려고 했던것 같은데 제가 이미 봤다고 하니 바로 방향을 틀어 Hauz Khas District Park에 데려갔습니다. 처음엔 왜 공원을 데려오나 했는데, 여행객 들은 잘 모르는 곳이라며 제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하루종일 걸은 터에 발은 터질것 같이 괴로웠지만, 친절한 인도인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공원을 돌고, 하우즈 카스에 갔습니다.(공원은 실제로 예뻤습니다. 시간이 많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우즈 카스는 젊은 감성의 샵이 많아 신나게 쇼핑을 했고, 같이 밥도 먹으며 많이 친해졌습니다. 이 사람은 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던했던게, 제가 쇼핑하는 동안 직원과 수다떨며 직원에게 공부하라고 타이르기도 하고, 계속 돌아다니는 와중에 툭툭 비용을 내기도 하고, 제가 밥을 사려고 했으나 굳이 자신의 밥값은 자신이 내겠다며 거절하기도 하여 사기꾼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충분히 쇼핑을 하고 집에 갈때쯤 되니 계속 자신의 집에 한번 방문하라며 졸랐습니다. 언제 인도인의 가정을 방문해 볼 수 있겠나며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내지 말아달라며 계속 부탁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맞는 말이었고, 인도인의 생활이 궁금하긴 했습니다. 이 전에 이야기를 할 때 어머니와 누이가 함께 산다고하여, 의심없이 방문을 했습니다. 다음에 한국에 방문하면 꼭 저희 어머니를 뵐 수 있게 해달라, 어떤 남자스타일을 좋아하냐는 등의 질문들에서 좀 이상함을 감지 했어야 했는데, 너무 의심이 없었습니다.
집은 꽤 멀었습니다. 40분 가량을 간 것 같은데, 툭툭 비용이 120루피 정도 나와서 저렴한 물가에 적잖히 놀랐습니다.
그의 집은 가드도 있는 괜찮은 주택 단지 인것 같았으나 오래 된 고급 주택단지 였습니다. 주변엔 아무것도 없는 주택단지라 덜컥 겁이 났습니다. 그는 가족들이 다 동생의 집에 가있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당황하고 어이가 없어서 돌아간다고 하였고, 위험하지 않다고 집에 방이 많으니 자고가라고 계속 실랑이를 하다가 그가 올라택시를 불러주어 저를 1시간 거리의 빠하르간지까지 다시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렇게 사이좋게 대화를 주고 받던 친구 사이에서 택시에서 말한마디 없이 한시간 가량을 가다보니 마음이 너무 서글퍼졌습니다. 실수로 지갑을 놓고 왔다면서 돌아갈 택시비 200루피를 달라고 말하는 그에게 많이 실망했지만(분명 혼자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델리의 밤은 위험하다면서 따라왔습니다.) 저와 함께 다니면서 쓴 돈이 그에게는 저만큼 가벼운 금액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외국인 친구가 생겨서 기뻤다가 사라졌다는 슬픔만이 남았습니다. 인도인의 월급은 상당히 적습니다.
이렇게 나이를 먹고도 아직 상황 판단을 잘 못하고, 타인이 부탁한다고 싫은 일을 냉정하게 싫다고 말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슬퍼졌다가, 모든 것을 경계하면 도대체 뭐가 즐거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의 반복으로 잠 못이루며 델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습니다.
여덟번째 날에는 관광지는 포기하고 못다한 쇼핑을 하고자 CityWalk를 방문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을 충분히 사지 못했고, 사실 관광지에 대한 흥미도 별로 없었습니다. 목표했던 타지마할을 보고나니 다른 유적지들에 대한 흥미를 잃었습니다. CityWalk에서 정신없이 쇼핑 하고 간식도 사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나니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서 빠하르간지로 돌아가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제 인도 여행 후의 느낌은, 사람들이 겁을 주는 것 만큼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잘 하는 인도인들을 조심해서 여행을 다닌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착한 사람들도 많아서 제게 인도는 꽤 다정한 이미지로 남아있습니다.
제가 만난 몇몇의 인도인들은 돈을 더 벌기위해서 거짓말하고 속일 뿐이지,
타인에게 해를 가하려는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단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많이 덤벙대서 가방을 열고 다니면 꼭 누군가는 다정하게 위험하니 가방을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항상 밝게 인사해주며 No problem이라고 말하는 좋은 사람들이 많은 나라입니다.
여자 혼자서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이건 제 경험일 뿐입니다.
많은 정보를 습득하신 후 신중하게 선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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